난 평생을 조용한 아이, 말 잘듣는 모범생으로 살아왔다.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.
초등학생 때는 도서관 단골이었다. 학교 끝나자마자 학교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읽고 도서관이 닫힐 즈음 책을 최대치로 빌려 집으로 갔다.
그래서 그런가, 3년 전에 우울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약 먹으면 다시 공부가 잘 되려나 정도의 생각을 했다.
지금 다시 생각해보면, 1년 전 쯤에 정신과 교수님(대학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한 이후로는 동네 정신과가 아닌 대학병원 정신과에 간다.)께서 내 생활패턴이 호전된 이후에도 기면증을 이유로 처방받은 adhd 약을 계속 주시곤 했다. 어쩌면 교수님은 알고 계셨던 건 아닐까?
알바를 할 때에도 A를 하다가 B가 눈에 들어오니 B를 하다가 다시 A를 하다가 C를 하다가... 하는 엉망진창 순서와 정신산만함을 겪었는데, 이제서야 adhd임을 안 게 조금 놀랍다.
고등학생 때에도 플래너를 완전히 지킨 적이 손에 꼽는다. 세상에나...
내가 정신과에 adhd를 의심하여 간 결정적인 계기는
1. 트위터(현 X) 비계친(비공개 계정 친구)이 adhd 관련 정보 공유 트윗을 종종 올리는데, 볼 때마다 내 이야기 같았음
2. 그 이후로 adhd 증상을 더 찾아보니 진짜 내 이야기 같음
정도가 될 것이다.
조울증(양극성장애가 옳은 표현이다)은... 경조증이라고 의심될만한 일들이 몇 건 있었으나 진짜 조울증일줄은 몰라서 좀 당황했다. adhd, 우울증까지는 예상했지만 조울증이라고?
일단 1년정도는 꾸준히 정신과를 다녀보고, 너무 심해지지 않는 선에서는 부모님께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.
이미 adhd인 것 같다고 말했는데 네가 뭔 adhd냐고 했던 게 난 아직도 기억난다. 그래서 내가 병원가는 시점이 더 늦춰진 게 아쉽기도 하고, 내가 정신병자인 걸 알면 다시 병동에 처넣을 것 같기도 하고.
아무튼 당분간 힘내보자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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